뷰티 컬리가 고객을 ‘럭셔리’로 인도한 방법은?
안녕하세요. AI 기술로 이커머스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제리와콩나무의 마케터 조쉬입니다.
공식 오픈 1시간 만에 무려 방문객 2,000명을 돌파한 <컬리 뷰티 페스타> 소식이 아직도 뜨거운데요.
총 9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한 이번 행사는 규모 면에서는 올영 뷰티 페스타를 넘어섰으며 그 중에서도 아베다, 에스티 로더, 몰튼 브라운 등 다른 행사에선 만날 수 없는 39개 브랜드가 자리를 빛냈습니다.
결과적으로 ‘럭셔리 뷰티’라는 행사에 주제에 맞는 브랜드 경험을 만들 수 있었는데요.
저에게는 전체적으로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궁금한 점이 골고루 있는 행사였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한 명의 마케터로서 행사를 신청하고 방문하기까지 느꼈던 점들을 솔직하게 공유드려보겠습니다.
온오프라인 양쪽에서 느낄 수 있었던 ‘대세감’
사실 이번 행사에 대해 전해듣고 처음에는 ‘여기도 뷰티 페스타야?’라는 생각을 안할 수는 없었습니다.
최근 대부분의 버티컬 플랫폼이 수익을 위해 뷰티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라 잘못하면 뻔한 행사가 될거란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번 행사에선 특히 컬리가 어떻게 ‘다름’을 만드는 지 유심히 지켜봤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제 예상을 깨는 첫 번째 순간은 꽤 빨리 찾아왔는데요.
이번 행사의 얼리버드 티켓이 1분도 안되서 전부 팔린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경쟁이 덜 치열할 거라 생각했던 2차 얼리버드 티켓도 구하기 힘들어, 간신히 마지막 일요일 티켓을 건졌습니다 😅
그리고 행사 당일 입장에는 더 많은 인파에 깜짝 놀랐습니다.
‘프레스티지 관’은 상대적으로 괜찮았지만 ‘이노베이션 관’은 오픈 후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부스마다 길게 늘어선 줄을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귀가 이후 인스타그램에서 제 지인 중에서 꽤 많은 분들이 <컬리 뷰티 페스타>에서 엄청난 양의 샘플과 제품을 받았다는 인증 스토리들을 확인하며, 이 행사의 흥행성과 대세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뷰티 페스타에서도 느껴진 ‘컬리다움’
비슷한 시기 성수를 뒤덮은 <무신사 뷰티 페스타>, 바로 최근 에이블리의 <럭키뷰티>와는 다른 ‘프리미엄’ ‘럭셔리’ 이미지가 돋보인 것이 <컬리 뷰티 페스타>의 특징이었습니다.
다른 플랫폼들의 이벤트에선 상대적으로 젊은 층을 고려한 브랜드와 프로모션들이 돋보였다면 컬리는 오프라인에서도 구매력 있는 3040 고객과 어울리는 브랜드들이 주로 보였는데요.
특히 뷰티 페스타 내부의 '프레스티지 관’은 백화점 1층에서 보일법한 브랜드로 가득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키엘, 시슬리, 헤라 같은 브랜드들은 컬리라는 플랫폼이 이커머스 중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는 느낌을 주었는데요.
부스 안에서도 실시간으로 두피나 피부 상태를 진단해, 제품을 추천해주는 경험은 신선하면서도 ‘집에 가서 꼭 샘플을 써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줬습니다.
반면 참여자 모두가 방문할 수 있는 ‘이노베이션 관’에서는 브이티, 달바, 러쉬와 같이 인지도는 높지만 진입장벽은 낮은 브랜드들이 맞이해주었습니다.
기본 증정품 또한 꽃다발, 샘플, 식품류 등 호불호가 적고 다양한 구성으로 되어 있어 ‘프레스티지 관’을 방문하지 못하더라도 만족도가 떨어지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무엇을 붙잡고, 무엇을 내려놓았을까?
작년 <푸드 페스타>와 마찬가지로 컬리는 본인들의 매출보다 ‘브랜드와 소비자의 연결’에 초점을 맞춘 것 같은 운영을 보여주었습니다.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제시한 이벤트 참여 조건이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등록’, ‘인스타그램 팔로우 및 업로드’와 같이 컬리 자체의 수익성과의 연결성이 떨어지는 것들이라는 점이 의외이기도 하고 약간 아쉬운 포인트가 되기도 했는데요.
특히 체험 세션이 없는 브랜드 부스에선 다소 지루함이 느껴졌고, 쉽게 피로감이 쌓이게 만들었습니다.
벽에 ‘컬리에서 구매 시 할인’ 같은 포스터가 붙어있긴 했지만 할인과 페스타, 뷰티 플랫폼이 범람하는 현 시점에선 상당히 욕심을 내려놓은 조건으로 운영했다고 느꼈습니다.
*이것은 행사에 입점한 브랜드 중에서 상당 수가 오직 컬리에서만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전략일 수도 있겠습니다.
컬리는 ‘누가’ 이 행사를 알리길 원했을까?
이번 행사의 모객과 사후 팔로업에 있어 컬리는 누가 본인들의 전도사가 되길 원했을까요?
뷰티 업계에선 빠질 수 없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컬리는 어떻게 풀어냈을 지 궁금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이나 각종 매체에서 #광고 라고 붙은 콘텐츠를 확인했을 때, 이번에 컬리는 ‘피드 중심의 뷰티 메가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행사 자체가 프리미엄, 럭셔리에 초점을 맞췄다보니 리더십을 가진 이들을 활용해 톱다운 형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콘텐츠를 발행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행사의 대세감을 더욱 높이고 본인들의 의도를 전하기 위해, 매거진과 뉴스레터를 적극 활용했는데요.
텍스트 중심의 콘텐츠는 매출 기여도보다도 ‘브랜드의 의도’를 알리는 것에 있어 탁월한 힘을 가지고 있기에 적절히 매체를 분산한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게 인상 깊었던 점은 생각보다 나이대가 어린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럭셔리한 브랜드를 선망했지만, 구매력이 부족했던 사람들이 이번 기회에 컬리와 브랜드들을 경험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들에게 컬리는 확실히 ‘고마운 존재’가 되었고 구매력은 낮지만 메시지의 확산력은 누구보다도 뛰어난 그들의 커뮤니티와 단톡에는 컬리 뷰티에 대한 이야기가 널리 퍼지며 바텀 업 콘텐츠로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들이 ‘컬리에게 기대하는 것’을 충족하면서 성장하기
컬리는 22년 말 리브랜딩 이후 푸드 → 뷰티 → 패션 순으로 사업 확장을 도모해왔습니다.
올해 초에도 뷰티 컬리는 이미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으며 최근 월간 흑자에도 큰 기여를 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리브랜딩에서 가장 주의해야할 포인트, 기존의 팬층을 잃지 않고 새로운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는 것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태초의 컬리를 상징했던 ‘새벽배송’이라는 차별점은 희석 되었지만 ‘고급스러운 취향’이라는 이미지는 꾸준히 이어가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번 행사에서는 입장부터 ‘프레스티지’와 ‘이노베이션’이라는 두 갈래 길을 제시하고 그 중에서도 프레시티지로 인도한 것은, 컬리가 앞으로도 ‘보다 럭셔리한 것’을 ‘컬리다운 것’으로 밀고 나가겠다는 메시지로받아들여졌습니다.
그들의 메시지가 만들어지고 고객에게 전달되는 방식이 앞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